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에 5일 강풍과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바닷길이 차단된 데 이어 이날 오후부터는 항공기 운항까지 중단돼 사실상 제주는 고립됐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도에는 시간당 10∼20㎜ 안팎의 강한 비와 최대순간풍속 초속 2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육상 전역과 제주도 앞바다,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에 태풍경보도 발효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이날 오후 1시 현재 한라산 백록담과 삼각봉에 각각 초속 37.5m, 34.5m의 강풍이 불고 있다. 6일까지 제주도에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40∼60m의 더 강한 바람이 이어질 예정이다.
집중호우도 계속되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한라산 삼각봉에 366.5㎜를 비롯해 제주 78.9㎜, 서귀포 84.2㎜, 성산 67.0㎜, 고산 218.9㎜ 등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6일 새벽까지 돌풍과 함께 시간당 50∼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산지에는 6일까지 최대 600㎜ 이상의 비가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강풍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피해 역시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도로침수와 배수작업, 안전조치, 인명구조(고립) 등 68건의 피해가 접수돼 조치가 이뤄졌다. 다만 이날 오후 2시까지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태풍 영향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에는 항공사들이 사전에 운항을 취소한 320편을 제외한 국내선 출발 74편, 도착 68편 등 총 142편이 운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주공항을 포함한 제주도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되고 제주공항에 급변풍 특보가 발표되면서 항공편 36편(출발 17편‧도착 19편)이 결항됐다. 바닷길도 이미 전날부터 11개 항로 17척의 선박 운항이 중단되는 등 이틀째 차단된 상태다.
한편 제주에서는 인명 피해 예방을 위해 초중고교의 등교도 제한하고 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등 310개교 가운데 91%인 282개교가 원격수업을 진행했고, 나머지 28개교는 휴업했다. 6일에도 도내 대부분 학교가 원격수업 또는 휴업할 예정이다.
서귀포시 성산일출봉을 비롯해 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정방폭포 등 야외 공영관광지에서는 이미 탐방객 출입을 통제했고, 한라산 탐방로도 이틀째 출입이 통제됐다.
제주기상청은 “태풍 영향으로 제주는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강풍이, 6일 아침까지는 집중호우가 예상된다”며 “해안 저지대를 중심으로 폭풍해일로 인한 침수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