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2배로 높여서 북상하는 ‘힌남노’, 숨죽인 한반도

입력
2022.09.05 20:10
3면
직접 영향권 제주도 침수피해 속출...학교 일제 휴교
'가속' 힌남노 한반도 향해 북진 "6일 오전 7시 상륙"
부산·울산·경남 학교도 6일 휴교, 온라인 수업 전환
자연재난 무관한 중앙기관도 일정 축소 '비상대기'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빠르게 북상하면서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도를 시작으로 5일 전국은 초비상 상태였다. 기상청은 태풍 규모와 세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낮아 이동경로에 대한 논의가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힌남노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귀포 남남서쪽 약 24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8㎞로 빠르게 북상 중이다. 4일 오후 10시 기준 이동 속도(시속 12㎞)의 2배가 넘는다.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초속 49m(시속 176㎞)로 강도는 ‘매우 강’을 유지하고 있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 값은 이날 오전 6시 발표치와 같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접수된 인명 피해는 없다. 다만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집중됐다. 침수 피해는 주택 8동, 상가 3동, 차량 1대 등이다.

태풍 예상 경로상의 하늘과 바닷길은 완전히 막혔다. 힌남노 북상으로 항공기는 10개 공항, 56편이 결항했고, 여객선은 72개 항로 99척의 발이 묶였다.

전국의 탐방로도 통제됐다. 22개 국립공원 609개 탐방로와 지정 숲길 1만1,020개 노선 4만1,896㎞의 출입이 금지됐다. 하천변 산책로 34개 소와 세월교(간이 교량) 및 하천변 산책로 84개 소도 사전통제가 이뤄졌다. 산림청은 전날 산사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상향 발령했다. 해상교량 20개 소, 둔치주차장과 하상도로 등 침수 우려가 있는 곳 86개 소도 통제됐다.

태풍 이동경로에 포함된 지역의 학교들은 휴교하거나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제주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전체 유·초·중·고 310곳 가운데 282곳(91.0%)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고, 28곳(9.0%)은 휴업을 결정했다. 태풍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6일에도 278곳(89.6%)은 원격수업을 하기로 했다. 휴업이 결정된 곳은 24곳(7.8%), 나머지 8곳(2.6%)은 등교 시간이 조정됐다.

6일 오전 7시쯤 태풍이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1,004개교)과 경남(1,684개교)의 전체 초중고교도 원격수업을 한다. 울산도 6일 369개교가 휴업하고, 57개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에 재택 및 유연근무,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태풍 상륙 시기에 맞춰 민간기업 출근 시간 조정을 권고를 예정했다. 산업부는 고리원전 긴급 현장방문 점검 등에 나섰고, 경찰청은 재난상황실을 가동하는 한편 전국 경찰에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태풍이 지나는 동안 전국의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도 운영을 중단하거나 운영시간을 단축한다.

중앙부처 및 지자체는 예정된 각종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자연재난과 무관한 정부 부처와 대전청사 내 외청도 일정을 대폭 축소했다. 충남도는 6, 7일 예정된 기후 위기 관련 국제 콘퍼런스를 7일 하루 일정으로 축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역대 최강 태풍의 한반도 상륙을 앞두고 중앙정부, 지자체 모두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은 안전한 곳에서 머물면서 특보에 귀를 기울이고, 태풍이 빠져나갈 때까지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정민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