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명물 '즉석 라면 조리기'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2에 등장했다. '불닭볶음면' '신라면'을 담은 일회용 라면 용기를 본 유럽 바이어들은 해당 제품을 개발한 범일산업 관계자들에게 작동 원리, 조리 상태 등에 대해 꼬치꼬치 물었다. 불가리아의 가전 유통업체 디지털월드의 크럼 코스토프(Krum Kostov) 바이어는 "불가리아에서도 '오징어 게임' 등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레스토랑이나 푸드 체인점에 진출하면 좋을 것 같아 구체적 활용 방법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IFA2022가 열리는 독일 메세베를린 '글로벌 마켓' 전시관에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 50개 사가 참여하는 통합 전시 부스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가 마련됐다. 이곳에는 롯데 유통 6개 사(홈쇼핑, 하이마트, 백화점, 마트, 면세점, 코리아세븐)의 협력 중소기업 17개 사와 신규 발굴 중소기업 33개 사 등이 참가했다.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중소기업 해외 판로개척 지원 사업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인덕션 정수 조리기에 대한 유럽 바이어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유럽에서의 한류 열풍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다가 3분 만에 손쉽게 라면을 끓일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김다인 범일산업 유럽담당은 "프랑스에서 7월 K푸드페어에 참여했는데 현지에서 K푸드 레스토랑 창업에 활용될 만큼 인기를 실감했다"며 "독일에서도 관심은 프랑스 못지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에브리봇의 로봇 물걸레 청소기, 엠피온의 블랙박스 등 소형 가전에 대한 유럽 바이어들의 관심도 높았다.
롯데는 홈쇼핑 등을 통해 이미 상품성을 검증한 제품을 1차 선별하고, 코트라(KOTRA)의 도움을 받아 유럽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업체를 뽑았다. 글로벌 마켓이 유럽 전역의 제조∙유통∙수입 업체의 기업 간 거래(B2B) 소싱 플랫폼으로 쓰이는 만큼 이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 바이어들이 중국 제품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점을 적극 공략했다. 김은경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팀장은 "중국이 도시 봉쇄에 들어가면서 지난 2년 동안 유럽 유통 업체들은 중국을 통한 제품 수급의 어려움을 겪었다"며 "또 친환경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중국산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 우리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2016년부터 대만,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서 총 15회 브랜드 엑스포를 열어 총 1,057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롯데는 독일에 이어 다음 달 20, 21일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브랜드 엑스포를 열 계획이다. 상품 판촉전과 수출 상담회뿐 아니라 유명 셰프들과 아티스트들의 K푸드 및 K뷰티 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최두수 롯데지주 CSV팀 매니저는 "롯데지주를 비롯해 그룹 유통 6개 사가 협업한 첫 통합 동반성장 사업이라는 의미가 크다"며 "롯데그룹과 중소벤처기업부, KOTRA, 동반성장위원회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 민관이 긴밀히 협업해 진행하는 만큼 해외 판로 개척에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