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볼을 할 때 느낌이 좋았는데 비가 오네요.”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조카인 장충고 우완투수 김윤하(2년)가 고교 무대 첫 선발 등판 불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덕수고와 8강전에 선발투수로 낙점 받은 김윤하는 오전부터 내린 비로 몸만 풀다가 짐을 쌌다.
김윤하는 “항상 던지고 싶었던 선발 등판을 앞두고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며 “캐치볼 과정에서도 공이 잘 나가 경기 때 기대가 됐지만 등판이 미뤄져 아쉽다”고 말했다.
김윤하는 올해 전국대회 6경기에서 모두 중간투수로 나갔다. 성적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제로'(9이닝 4피안타 12탈삼진 1볼넷 1사구 무실점)다. 최근 등판은 지난 2일 대구고와 봉황대기 16강전이다. 연장 10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육선엽(2년)을 구원 등판해 상대 타자 진현제(2년)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이 때 2루 주자가 3루에서 태그아웃 돼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김윤하는 ”직구가 다른 선수들보다 좋다고 생각한다”며 “직구 최고 시속은 140㎞ 중반이지만 구속보다 묵직한 구위에 자신 있다”고 설명했다. 커브와 슬라이더, 스플리터도 던지는 그는 “이번엔 선발이 불발됐지만 다음에도 기회가 온다면 적어도 5이닝 이상, 실점은 2점 이내로 막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윤하는 박찬호의 5촌 조카다. 어머니는 박찬호의 사촌누나 프로골퍼 박현순이다. 박찬호를 ‘삼촌’이라고 부르는 김윤하는 “초등학교 시절 야구를 시작할 때는 삼촌이 엄청난 선수인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2005년생이라 2012년 한화에서 은퇴한 박찬호의 현역 시절 기억이 잘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김윤하의 소중한 멘토다. 김윤하는 “삼촌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 가끔 만나면 내 투구 영상을 보여드린다. 영상을 본 다음 삼촌이 문제점을 알려주시고, 변화구 던지는 방법도 가르쳐주신다”고 했다. 다만 ‘투머치 토크’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김윤하는 “딱 해줄 말만 조언해 주신다. 그렇게 길게는 말씀 안 하신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윤하는 “공을 던질 때 상체 힘을 많이 쓰는 편”이라며 “상체 힘을 빼고 하체로 던지는 방법을 코치님과 연습하고 있는데, 내년까지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올해보다 더 구속을 올리고 이닝수도 더 늘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우천 순연된 봉황대기 8강 덕수고-장충고전은 5일 오후 3시, 유신고-강릉고전은 오후 6시에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