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강타로 울릉항 방파제 수백 미터 구간과 독도 여객부두 등이 크게 파손된 경북 울릉지역이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비상이 걸렸다. 울릉공항이 들어서는 울릉항은 2년 전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당해 복구 작업과 활주로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힌남노는 울릉도에 근접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울릉도 기상관측소 등에 따르면,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울릉도와 독도에 근접해 지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이 때문에 6일과 7일 울릉과 독도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비는 100㎜에서 최대 500㎜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울릉군은 태풍 힌남노가 2년 전 울릉도와 독도를 초토화시킨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못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울릉지역은 2020년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하이선 때 강한 바람에 건물 7, 8층과 맞먹는 높은 파도가 닥치면서 울릉지역 항구 방파제가 부서지고 방파제를 감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TTP)가 유실됐다.
당시 최대 항만시설이자 국가관리 연안항인 울릉항은 동방파제 220m 구간이 부서졌고, 국가 어항인 울릉 서면 남서리 남양항 방파제 100m 구간이 허물어졌다. 특히 두 태풍은 독도에도 많은 피해를 냈다. 강풍과 집채만 한 파도가 덮치면서 서도의 주민 숙소가 파손되고 유일한 여객선 접안시설인 동도 선착장마저 파손돼 관광객들이 3개월 넘게 독도를 밟을 수 없었다.
울릉군이 태풍 힌남노 북상에 가장 긴장하는 시설은 울릉공항 건설 공사가 한창인 울릉항이다. 울릉항에선 현재 동방파제 바로 옆에 폭 36m, 길이 1,200m의 울릉공항 활주로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활주로는 방파제 역할도 함께 하도록 설계됐다. 울릉공항은 2025년 말 준공 예정으로, 지금까지 공정률은 23% 수준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바닷속에 활주로 바닥이 될 케이슨을 포항 영일만항에서 만들어 최근까지 4기를 옮겨 왔는데 강력한 태풍이 온다고 하니 걱정”이라며 “바다에서 진행되는 공사는 태풍이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에 유관기관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