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치러진 4일 강원 철원군 고석정 광장엔 모처럼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고석정 특설무대에 등장한 타악기 연주그룹 ‘라퍼커션’은 심장박동을 연상케 하는 리듬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웠다. 흰색과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무대에 오른 멤버들이 바투카다 리듬에 맞춰 브라질 전통악기 수르두(큰북) 등 타악기로 흥을 살리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브라질 삼바에 펑크를 접목하는 등 타악의 모든 것을 보여준 라퍼커션은 참가자들의 완주를 축하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에서 온 유니스 조(44)는 “강렬한 타악 연주를 접하니 다시 힘이 솟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석정 잔디광장엔 새로운 ‘군통령’도 등장했다. 지난해 미스코리아 진(眞)을 차지한 최서은(27)씨를 비롯해 선(善) 최미나수(23), 김수진(25), 미(美) 조민지(24), 정도희(23)씨 등 입상자들이 진행한 사인회는 군 장병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장병들은 완주 뒤 대한민국 대표미인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록 한 페이지를 채웠다.
철원 지역상권도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주최 측이 참가자 전원에게 미리 전달한 지역사랑상품권(6,000원)이 보탬이 됐다는 후문이다. 레이스를 마친 참가자들이 커피숍이나 편의점, 음식점 등을 찾은 덕분에 상점들은 ‘반짝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대회를 앞두고 인근 호텔 등 숙박업소들도 일찌감치 예약이 마무리됐다.
5㎞를 완주한 김한준(49)씨는 “참가자는 땀을 흘린 뒤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있고 점포는 매출을 늘리는 좋은 아이디어인 만큼, 내년에도 상품권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또 대회장 한편엔 철원군이 인증한 농가와 생산자 조합이 만든 로컬푸드 장터가 열려 건강한 식재료를 홍보했다. 특히 40, 50대 주부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내년에도 참가자들이 활기찬 레이스를 즐기고 오대쌀을 비롯한 철원이 자랑하는 청정 먹을거리가 함께하는 대회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