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탈락했다.
윌리엄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6일째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아일라 톰리아노비치(46위·호주)에게 1-2(5-7 7-6<7-4> 1-6)로 패했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통산 23차례나 우승한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 계획을 내비쳤기에, 이날 경기가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윌리엄스는 전날엔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와 한 조를 이뤄 여자 복식 1회전에 출전했지만, 루치에 흐라데츠카-린다 노스코바(이상 체코) 조에 0-2(6-7<5-7> 4-6)로 져 탈락했다.
1999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윌리엄스는 2017년 호주오픈까지 총 23차례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 이 부문 2위 기록을 갖고 있다. 1981년생인 윌리엄스가 1999년 US오픈을 제패한 것은 1958년 알테아 깁슨(미국) 이후 41년 만의 흑인 여자 선수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이었다. 특히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는 최초였다. 당시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테니스에 윌리엄스 자매가 등장해 단숨에 최강자로 군림한 것은 스포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일로 평가된다. 윌리엄스가 은퇴 무대로 삼은 이번 대회까지 제패했다면 마거릿 코트(은퇴ㆍ호주)가 보유한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24회)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다.
2017년 호주오픈 단식 우승 직후 임신 사실을 공개하고 그해 가을 딸을 낳은 윌리엄스는 2018년 코트로 돌아왔고, 엄마가 돼서도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네 차례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했다.
한편, 이날 대회 메인 코트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2만여 팬들은 일방적으로 윌리엄스를 응원했다. 테니스 경기에서는 선수 실책으로 점수가 났을 땐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지 않는 것이 관전 매너다. 하지만 이날 윌리엄스 팬들은 상대방의 더블 폴트가 나왔을 때도 박수를 보내며 윌리엄스에 힘을 실었다. 2세트 도중에는 톰리아노비치가 주심을 향해 '왜 팬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안내를 하지 않느냐'는 듯한 불만 섞인 동작을 해 보일 정도였다.
2세트에서 윌리엄스는 게임스코어 4-0으로 앞서다가 결국 5-5로 따라잡혔고, 타이브레이크에서도 4-1로 앞서다가 4-4 동점을 허용하는 등 고전 끝에 승부를 마지막 3세트로 넘겼다. 3세트 톰리아노비치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윌리엄스는 그러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이후 내리 6게임을 내주며 3시간 5분 대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