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또 막아낸 부산고 ‘철벽’ 마운드… 또 해결한 장성현 “이젠 찬스 상황 기다려져요”

입력
2022.09.03 13:43
부산고, 광주동성고에 연장 10회 3-2 승리... 4강 선착
장성현 2타점 적시타 등 두 경기 연속 맹활약
임정균 예건우 성영탁 등 마운드도 '철벽'

‘부산고 햄(형님)’ 장성현(3년)이 16강전에 이어 8강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팀을 봉황대기 4강에 올렸다. 이번 대회 ‘철벽’을 자랑하는 부산고 마운드도 또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부산고는 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 광주동성고와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부산고는 이로써 대회 4강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되는 한편, 한달 전 대통령배 32강에서 동성고에 0-3으로 패했던 빚을 깨끗이 갚았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경기 후 “영봉패 당했던 것을 갚아주자고 선수들이 똘똘 뭉쳤던 것 같다”면서 “홈런 2개를 내주며 어린 선수들이 자칫 흔들릴 수 있었는데 잘 버텨줬다”라며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동성고가 먼저 장타력을 뽐냈다. 0-0으로 맞선 4회초 구동규(3년)가 선제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기세를 올렸다. 부산고는 그러나 0-1로 뒤진 5회말 2사 2ㆍ3루에서 장성현이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에 질세라 동성고도 7회초 정슬기(3년)가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한 승부는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갈렸다. 동성고는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무사 1ㆍ2루에서 이날 홈런을 신고했던 구동규가 삼진으로 물러난 장면이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구동규는 ‘페이크 번트’를 시도하다 결국 삼진을 당했다. 반면 부산고는 10회말 반격에서 이동은(3년)의 희생번트로 착실하게 1사 2ㆍ3루를 만든 뒤 상대 투수의 폭투로 끝내기 결승점을 올렸다.


대회 내내 막강 투수력을 선보이는 부산고 마운드는 이날도 제 몫을 다했다. 부산고 투수진은 이번 대회 1ㆍ2회전과 32강까지 세 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고 16강에서도 막강 서울고 타선을 상대로 2실점만 내주는 등 쾌투 중이다. 이날도 부산고는 선발 임정균(3년ㆍ4이닝 1실점)과 예건우(2년ㆍ3.1이닝 1실점) 성영탁(2년ㆍ2.2이닝 무실점)이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동성고 타선을 2실점(7피안타)으로 잘 막았다. 박계원 감독은 “실투 딱 2개를 던졌는데, 광주동성고 타자들이 모두 홈런으로 연결시켜 조금 당황했다”면서 “하지만 우리 투수진이 단단해 연장전을 치르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잘 버텨줬다”라고 말했다.

타선에선 장성현이 힘을 냈다. 장성현은 0-1에서 2-1로 만드는 역전 적시타를 쳤다. 또 10회말 끝내기 폭투 상황에서 타석에 서 있던 선수도 장성현이었다. 장성현은 앞선 16강전 서울고와 경기에서도 1-1로 맞선 7회말 2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결승타를 치며 팀을 8강에 올렸다. 당시 장성현은 수비에서도 3회와 6회 두 번의 외야 슈퍼 캐치를 하며 원맨쇼를 펼쳤다.

장성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0회말에) 내가 해결하고 싶었는데 폭투로 끝나게 돼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앞선 타석에서 타점을 냈고 팀도 승리해 너무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연이어 결정적인 순간에 좋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데 대해선 “사실 대회 초반엔 (결정적인 상황이) 부담스러웠다”면서 “하지만 이젠 그런 상황이 기다려지고 재미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라며 웃었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