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으로 2분기 자영업자 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기업대출(전분기 대비)은 역대 두 번째 큰 폭으로 늘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6월 말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713조1,000억 원으로 1분기 말 대비 68조4,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234조6,000억 원(15.9%) 증가해 역대 최고 증가액(율)을 기록했다.
이는 공급과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 등은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기업대출을 확대했고, 기업들은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자 대출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 기업대출 증가율이 3분기 만에 비은행기관(저축은행 등)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비법인기업 대출 증가액은 1분기 8조8,000억 원에서 2분기 5조5,000억 원으로 줄었다. 정부가 5, 6월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을 지급하자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신규 대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서비스업 전체 대출 규모는 전분기 대비(48조1,000억 원), 전년 동기 대비(176조1,000억 원) 각각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비은행기관이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돈이 역대 최고 수준(전분기 대비 7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해제로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지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같은 기간 13조4,000억 원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반해 제조업은 대출 증가폭이 줄었다. 식료품 등 원재료 수입업종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했으나, 반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부 대출을 갚은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