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적과의 동침'…"5억명이 사물인터넷 스마트싱스 쓰게 할 것"

입력
2022.09.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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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부회장, 기자간담회 통해 사업 전략 발표
타사 기기 연동, 연결 편의성 개선, 전력 감축 기능 강조
스마트싱스 가입자 확대해 데이터 확보·록인 효과 노려

삼성전자가 5년 내 자사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의 가입자를 5억 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스마트싱스를 통해 모바일, 생활가전, TV를 아우르는 정보기술(IT)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은 1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국내 기자 간담회를 열고 "스마트싱스가 통합된 연결 경험으로 개념이 확장된다"며 "올해를 '스마트싱스 대중화 원년'으로 선언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싱스가 알아서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솔루션 제공"

현재 스마트싱스 가입자는 2억3,000만 명 수준. 매달 쓰는 이용자만 1억 명이다. 전자업체로서는 IoT 서비스 가입자가 많아지면 고객의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①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특정 기능을 쓰는지 알면 안성맞춤 기능을 추가하는 식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또 ②고객의 제품 교체 주기를 미리 파악하고 타깃형 광고도 할 수 있다. 자물쇠(록인) 효과도 있다. 스마트싱스의 통합 경험에 만족한 사용자가 삼성전자 제품을 계속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적과의 동침' 전략을 택했다. 다른 회사 제품과도 과감하게 연결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이 경쟁적으로 IoT 플랫폼을 내놓았다"며 "하지만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데 제약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싱스 대중화를 통해 이 같은 불편을 적극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TV와 생활가전에 IoT 기술 표준인 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HCA) 표준을 적용해 LG전자, GE 등 13개 회원사의 기기를 스마트싱스에서 제어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제품의 연결 편의성 강화도 제시됐다. 한 부회장은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스마트싱스가 알아서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캄 테크놀로지(조용한 기술)'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 안 공기질을 감지해 로봇청소기와 공기청정기를 자동으로 돌아가게 하고, 새로 가전기기를 샀을 때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알아서 연동해 새로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친환경 관심 많은 MZ세대…에너지 절감이 제품 선택 우선 순위


스마트싱스만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돋보이게 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스마트싱스 에너지'가 눈에 띈다. 가정 내 여러 가전기기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목표 전기요금이나 월간 목표 전력 사용량에 도달하기 전에 절전모드로 전환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예전에는 북부 유럽만 지속가능성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우리나라도 MZ세대 중심으로 친환경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며 "글로벌 에너지난이 심각해지면서 에너지 절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제품 구매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삼성전자는 머지않아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중장기 환경경영전략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활용 100%을 뜻하는 'RE100' 선언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회장은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그린워시(실제로는 환경에 위해되는 물질을 배출하면서 친환경적인 광고로 거짓된 이미지를 만드는 것)"라며 "실천 가능한 방안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안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