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시찰단 자포리자 원전 도착…"계획보다 일찍 나가야 할 수도"

입력
2022.09.01 23:32
원전 내 피해 상황 점검·안전 대책 논의 예정
인근 폭격은 계속…"원자로 1개 가동 중단"
러시아 측 "방문은 하루만 허용될 예정" 언급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이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1일(현지시간) 도착했다. IAEA는 원전 점검 등 임무 수행에 최소 며칠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계획보다 일찍 떠나야 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찰단 원전 접근에도 포격 계속…이동 지연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IAEA 시찰단이 이날 오후 발전소에 도착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을 비롯해 1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시찰단은 현장에서 원전 피해 상황과 안전 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시찰단은 이날 오전 원전에서 약 55km 떨어진 자포리자시(市)에서 출발했지만, 현장 주변 포격이 계속돼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IAEA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약 3시간이 지연됐다며, 그로시 총장이 임무 착수를 위해 우크라이나군과 직접 협상을 벌였다고 전했다.

최근 몇 달간 자포리자주에서는 포격이 끊이지 않아 핵 사고 위험이 고조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공격 주체로 서로를 지목하고 있다. 이날도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의 박격포 포격으로 원전의 비상 보호장치가 가동됐고, 작동 중인 2개 원자로 중 1개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같은 날 오전 6시쯤 우크라이나군 60여 명이 인근 드니프로 강을 건너 원전 점령을 시도했지만, 이들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시찰단 방문, 24시간만 허용될 수도

IAEA 시찰단에게 얼마만큼의 방문 시간이 허용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이 충분한 점검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당국 책임자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인테르팍스통신에 "방문은 하루만 허용될 예정이며, 원전 상황을 모두 살피기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측 정보원도 로이터통신에 "(시찰단의) 임무가 계획보다 짧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그로시 총장은 "첫 조사는 최소 며칠이 걸릴 수 있다"며 시찰단의 영구적인 상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