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 헬기 초유의 공중 충돌…육군협회 행사 연습하다 사고

입력
2022.09.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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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낮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공중강습작전 훈련 도중 저고도서 충돌
"21~25일 개최 'DX코리아' 예행연습 과정"


경기 포천 육군 훈련장에서 국산 ‘수리온’ 헬기 2대가 공중에서 충돌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민간인 피해는 없었지만 비상착륙 과정에서 최소 1명의 장병이 부상을 입었다.

육군에 따르면 1일 낮 12시 16분쯤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수리온 헬기 2대가 저고도에서 충돌한 후 비상착륙했다. 사고 당시 헬기는 공중강습작전 시범을 위해 병력을 태우고 패스트로프(줄 하나에 의지해 빠르게 지상으로 하강하는 방법) 훈련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에는 1대당 9명, 총 18명이 탑승했다. 육군은 현재까지 1명이 머리부위가 찢어져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인근 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탑승자들에 대해서도 부상 여부 확인을 위한 정밀 검진을 시행할 예정이다. 육군은 “항공사령관을 위원장으로 육군본부 및 항공사, 국군의무사 관계자 등이 참가한 ‘중앙항공기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경위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번 사고는 이날 종료된 한미연합군사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들 헬기가 ‘대한민국 방위사업전(DX코리아)’ 행사 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DX코리아는 육군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 등 민간이 주최하는 방위사업전시회로 오는 21~25일 열린다. DX코리아의 부대행사로 기동화력시범을 준비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DX코리아에는 통상 국방부 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이 참석하고 육군 병력이 동원돼 기동·화력시범을 한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이 행사를 후원하기도 한다. 이를 놓고 군이 민간단체 행사에 동원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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