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10차례 이상 성폭행한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54)이 형기를 마치고 내달 출소한다. 과거 그가 범행을 저질렀던 인천과 경기 서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조두순보다 더한 악질 범죄자가 출소해 걱정된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1일 법무부와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06년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김근식이 다음 달 17일쯤 출소한다.
김근식은 2006년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인천 서구와 계양구, 경기 고양과 시흥, 파주에서 9~17세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2000년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징역 5년 6개월을 살고 나온 지 불과 16일 만에 11건의 범죄를 추가로 저지른 것이다.
그는 범행 후 동생 여권을 통해 필리핀으로 도주했다가 도피처를 마련하지 못해 9일 만에 귀국했다. 귀국 이틀 뒤 경기 고양에서 12세 여아를 강제추행한 그는 여관 등을 전전하다가 공개수배 다음 날인 2006년 9월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김근식은 지난해 9월 출소 예정이었지만, 수감 중 동료 재소자를 폭행해 형기가 늘어났다.
김근식이 출소한다는 소식에 인천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인천 서구 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이날 '조두순보다 더한 김근식이 출소한다고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범행 지역에 인천 서구가 포함돼 있는데, 이슈가 안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러운 마음에 정보를 공유한다"고 적었다.
인천 다른 지역 맘카페에서도 "작년에 나온다고 했다가 1년 미뤄졌는데, 조용히 묻히는 것 같아 더 걱정이다", "인천 계양구에 살아요. 지금 딸이 초등학생인데 (걱정이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기 지역 맘카페나 블로그에도 "너무 상습적이라 재범 확률이 높을 것 같다", "화학적 거세라도 해야 한다. 불안해서 자식 키우겠나. 딸 둘 엄마라 세상이 너무 겁난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거주하는 박모(41)씨는 "출소 후 재차 범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아들 하나를 둔 입장에서도 신경이 쓰이는데, 어린 딸이 있는 부모들은 밤잠을 제대로 못 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근식이 출소 후 과거 주거지로 등록한 인천으로 갈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다만 김근식은 신상공개 대상자이기 때문에 '성범죄자 알림e'에 그가 거주하는 도로명 주소와 건물 번호가 공개될 예정이다.
정부에선 김근식의 출소 후 동향을 확인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통해 "김근식 주거 예정지가 확인되는 대로 해당 지역 경찰서 및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치안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특별대응팀 운영과 범죄예방시설 설치, 경찰초소 설치와 순찰 등 안전활동 강화, 법무부와의 실시간 정보공유 및 공조를 통한 대응을 통해 재범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0년 12월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이 출소하자, 법무부는 조두순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해 일대일 감시에 나섰고, 경찰도 별도 대응팀을 꾸리는 한편, 조두순 주거지 앞에 방범카메라와 방범초소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