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직원의 날카로운 눈썰미와 빠른 대처로 80대 할머니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았다.
1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와 의정부농협에 따르면 이 농협 신곡지점 직원 이모씨와 백모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2시쯤 “정기예탁금 3,5000만원을 중도 해지해 달라”는 80대 여성 A씨와 마주했다. 이씨와 백씨는 땀을 흘리며 불안해하는 A씨의 모습을 수상히 여겨 인출 경위를 물었다. 이에 A씨는 “자식들에게 나눠 주려 한다”며 전액 현금으로 인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씨와 백씨는 “거액을 가지고 다니면 분실 등 위험할 수 있으니 계좌로 송금하라”고 권유했으나, A씨는 막무가내로 돈을 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A씨가 현금을 고집하고 휴대폰도 보여주지 않자,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했다. 즉시 A씨의 가족에게 전화해 이런 사정을 알렸고, 아들과 통화 연결도 해줬다.
그제서야 A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들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예금을 인출하려고 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일당과의 통화에서 아들 행세를 하는 조직원의 울먹이는 소리를 듣고 놀라 그들이 요구하는 돈을 마련하려 은행으로 뛰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부경찰서는 세심한 대처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이들에게 감사장과 신고포상금을 수여했다. 이병우 서장은 “농협 직원분들의 신속한 대처 덕분에 회복하기 어려운 금전적 피해를 막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