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아동학대 장면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KBS 드라마에 대해 법정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방심위는 30일 소위원회를 열고 KBS2TV 드라마 '황금가면' 7월 5일 방송분(32회)에 대해 '의견 진술' 결정을 내렸다. 의견진술은 방심위가 해당 방송 사업자의 소명을 듣는 절차로, 심의 위원들은 이를 청취한 후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논란이 된 부분은 아이를 굶기는 장면과 아이를 옷장에 감금하는 장면이다. 이날 방송에는 새엄마인 서유라(연민지)가 남편과 남편의 전처에 화가 나 의붓아들인 유치원생 홍서준(정민준)을 괴롭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서유라는 죽을 들고 와 아픈 홍서준에게 "배고프니?"라고 물은 뒤, 아이가 그렇다고 하자 "넌 좀 굶어봐야 돼"라며 죽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배고픈 아이가 밤늦게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다가 들키자 놀라서 바지에 오줌을 싸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드라마는 또 서유라가 홍서준에게 "너 또 옷장 속에 들어가야 되겠구나"라고 협박하고, 방에서 "아줌마,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리도록 해 아이가 옷장에 갇혔음을 암시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심각한 사회 문제인 아동학대를 극의 갈등 소재로 다룬데 대한 비판이 거셌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시간대에 공영방송이라는 곳에서 적나라하게 아동학대를 전시하는 것을 멈춰달라", "아동학대는 단순 자극적 소재가 아닌 범죄 행위", "반복되는 아이 학대 장면 언제까지 나오나요. 연기하는 아이도 걱정됩니다"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홍서준 역을 맡은 아역 배우는 만 6세 아동이다. 문제가 되자 KBS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앞으로 더 유의해서 제작하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해당 장면은 재방송과 다시보기 영상에서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