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로 에너지를 생산·저장하고, 외출할 때는 GPS를 이용해 집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집안 내 전자기기가 꺼진다. 에어컨을 켜면 복사열을 차단하기 위해 커튼을 닫는다. 밤에는 가전기기가 알아서 절전모드로 전환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다.
2일부터 닷새 동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올해 IF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일반 관람객을 맞는 오프라인 행사로 열리는 만큼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인플레이션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대란 등으로 시장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지만 글로벌 주요 업체들은 다양한 혁신 제품을 공개하면서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IFA 2022에는 전 세계 1,900여 개 업체가 참가하며 24만 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도 130여 개로 역대 가장 많다. 1924년부터 시작해 100년 역사를 갖는 IFA는 미국 소비자가전쇼(CES),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IT·가전 전시회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년 IFA는 참가자 수가 1,000명으로 제한됐고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만 열렸다.
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하고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통합 가전 경험을 소개한다. 7개의 주거 공간으로 꾸며진 '스마트싱스 홈'을 조성하고 20여 가지의 사용 시나리오를 선보인다. 침실, 사무공간, 거실, 홈짐 등에서 삼성전자의 다양한 가전기기를 유기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친환경 주거 콘셉트인 '넷 제로 홈'에서는 스마트싱스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에너지를 절약해 '전기요금 0원'을 구현하는 기술을 보여준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97인치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을 IFA2022에서 처음 공개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대비 초대형 TV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빠르게 성장 중인 게이밍 TV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플렉스'도 관람객을 만난다. 이 제품은 자유롭게 구부렸다 펼 수 있다는 OLED의 강점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롯데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IFA에 처음 참가한다. 5, 6일 열리는 IFA글로벌 마켓에 우수 중소기업 50개사가 참여하는 통합 전시 부스를 꾸리고 상품 판촉전과 다국적 바이어들과 수출 상담회를 진행한다.
중국 기업들도 IFA를 찾는다. 미중 갈등 이후 중국 기업들은 CES 대신 IFA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신제품 스마트폰 '메이트50'를 IFA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아너도 IFA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 예정이다.
글로벌 IT 가전 기업들의 수장들도 기조 연설을 통해 기술 트렌드를 공유한다. 개막 기조 연설자인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연결과 디지털 경험을 주제로 발표한다. 튀르키예 가전업체 아르첼릭의 하칸 불구를루 CEO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기조연설에서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