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0일 광화문광장 내 버스정류장에 부착한 조선총독부와 일장기를 상징하는 듯한 대형 그림을 제거했다. 해당 그림은 서울시가 지난 6일 광화문광장 개장을 기념해 광화문광장의 변천사를 보여주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최근 커뮤니티 등 온라인을 통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판 여론도 확산되자, 결국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그림은 시 측이 광화문광장 개장을 기념해 청년 디자이너와 협업해 만든 작품이다. 조선시대·일제강점기·2009년·2022년 등 4개 시기에 걸친 광화문 전경을 기록한 시리즈 중 하나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이 대형 그림들을 광장 내 설치된 버스정류장에 부착했다.
그런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해당 그림에 대한 비판은 급속도로 불거졌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그린 그림에는 조선총독부 건물뿐만 아니라 마치 일장기를 상징하듯 빨간 둥근 원이 배경으로 삽입됐다. 네티즌들은 "조선총독부 등장, 남산 뒤엔 일장기", "이걸 부착하기로 결정한 공무원들 문책하고 징계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저 포스터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닐까" 등으로 꼬집었다.
서울시는 이에 해명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전시를 종료하기로 했다. 시 측은 "아픈 역사를 넘어 극복과 변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면서 "(해당 그림 안의) 분홍색 원은 일본(태양)을 상징하는 게 아니고 인접해 있는 2개의 사각형과 함께 길과 문을 사각과 원의 형태로 디자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