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내 인생"… 가족·평화 위해 달리는 그들

입력
2022.09.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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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 '구순' 최고령 임선빈 할아버지
서대문 안산 오르내리며 레이스 준비
국내외 실력자들 "최고기록 경신" 다짐

"달리기는 인생이죠."

이번 대회 참가를 신청한 임선빈(89)씨는 졸수(卒壽)를 눈앞에 둔 최고령 참가자다. 임씨는 31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어도 조금씩 움직이고 달리는 습관이 건강의 비결"이라며 "마라톤은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5㎞ 부문에 참가하는 임씨는 2016년 이후 꾸준히 최고령 참가자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 나이로 올해 구순(九旬)을 맞았지만, 매일 서울 서대문 안산을 오르며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50대 못지않은 근력과 지구력을 뽐낸다.

임씨는 지난 20여 년 동안 강원 철원을 비롯한 전국 여러 대회에 참가해 10차례 넘는 완주를 기록한 베테랑 마라토너다. "경로당에 가기보다 뛰는 것이 좋다"는 임씨는 "올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달려 완주메달을 거는 게 목표"라고 웃었다.

2020년생 김시혁(2)군은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다. 엄마와 아빠 손을 잡고 은하수길 걷기에 참가하는 김군은 깊어가는 철원의 가을을 만난다.

세계 각국 마라토너로 이뤄진 '서울 플라이어즈' 회원 43명과 함께 참가하는 미국 출신의 잭 스필맨(33)씨는 온라인에선 꽤 유명한 마라톤 실력자다. 훌륭한 레이스 소화 능력을 갖췄고, 과학적 레슨을 통해 동호인들의 실력을 쑥쑥 키워주는 트레이닝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하프코스에 출전하는 박수진(34)씨는 바다 건너 제주에서 비무장지대(DMZ)를 달리기 위해 철원을 찾는다. 단체 참가팀인 다사랑봉사회와 수원마라톤클럽 회원들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레이스를 준비 중이다.

2021미스코리아 입상자들도 대회를 빛낸다. 진(眞)을 차지한 최서은(27)씨를 비롯해 선(善) 최미나수(23), 김수진(25), 미(美) 조민지(24), 정도희(23)씨가 행사 당일 오전 10시 40분부터 사인회를 갖는다. 타악기밴드인 라퍼커션과 가수 한여름과 성국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철원군과 군의회, 군체육회를 비롯해 육군 제6보병사단, 철원경찰서, 철원소방서, 철원군 자율방범연합회원 등이 참가자들의 안전한 레이스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보탠다.


철원= 박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