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에서 한탄강 주상절리길까지… "철원군 전역이 명품 관광지"

입력
2022.09.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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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 임꺽정 전설 고석정엔 한탄강 절경
노동당사·승일교 등 곳곳에 안보관광지
낭떠러지에 놓인 주상절리길선 스릴 만끽

제19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이 열리는 강원 철원군 곳곳은 통일신라에서 6·25전쟁에 이르기까지 1,100년이 넘는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여기에 수십만 년 전 화산 활동이 남긴 주상절리까지 보태면 철원은 한반도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사적 도시라는 명성에 부족함이 없다.

이번 마라톤 대회 개·폐회식이 열리는 고석정은 조선시대 명종 때 활동한 '의적' 임꺽정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 유원지 내 우뚝 솟은 임꺽정 동상과 굽이치는 한탄강이 내려다보이는 정자는 평소에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사진명소다.

유네스코가 2020년 지정한 세계지질공원 한탄강은 국내 유일의 현무암 협곡이다. 54만 년 전 평강지역에서 일어난 세 번의 화산 활동의 흔적을 따라 만들어진 한탄강은 검푸른 현무암과 주상절리가 만든 절경을 관광객에게 선사한다.

풀코스와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볼 수 있는 도피안사에는 통일신라 말기의 특징을 보여주는 보물 223호 삼층석탑이 자리한다.

6·25전쟁 상흔인 비무장지대(DMZ)를 품은 곳인 만큼, 철원엔 안보관광지가 많다. 하프코스 출발점인 월정리역 인근 철원평화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북녘 땅을 바라볼 수 있다. 총탄 자국이 뚜렷한 과거 북한 노동당사와 고석정 인근 미 육군공병부대 전적지는 철원이 6·25전쟁 당시 얼마나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는지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장소다.

철원의 핵심인 동송읍과 갈말읍을 잇는 승일교는 한국의 '콰이강의 다리'라 불린다. 1948년 38도선 이북을 차지하고 있던 북한이 공사를 벌이다 중단된 것을 휴전 이후인 1958년 12월 우리 정부가 공사를 마무리했다. 서로 다른 공법이 공존하는 승일교는 분단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승일교에 대해 '한반도 분단을 돌 위에 세워놓은 듯하다'고 묘사했다. 최근에는 고정석 옆 꽃밭과 연결된 산책로가 만들어져 승일교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더 사로잡는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최근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완공한 절벽 옆 잔도(3.6㎞)에 오르면 깎아지른 주상절리와 굽이치는 한탄강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험한 벼랑에 매달린 듯 위태로워 보이지만 스릴을 느끼기에 제격이란 평가다. 주상절리길과 한탄강은 철원군이 심혈을 기울인 관광코스다.

철원군 관계자는 31일 "레이스를 마무리한 뒤 오대쌀과 매운탕, 삼겹살 등 철원의 농특산물을 맛보는 것도 대회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라며 "철원에는 언제든 오감을 만족할 관광코스와 먹을거리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철원=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