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과 저축성 수신금리가 모두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신금리는 24년 6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전월 대비 0.29%포인트 상승한 4.52%로 나타났다. 2013년 3월(4.55%) 이후 최고치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및 단기 지표금리의 상승,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비중이 늘어난 결과다. 5% 이상 고금리 비중은 16.3%(4.5%포인트 상승)로 2013년 6월(17.4%) 이후 가장 많았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전월 대비 0.12%포인트 상승(4.16%)했다. 하지만 그 폭이 다른 가계대출에 비해 적었다. 박창현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지표금리(금융채 5년물) 하락으로 주담대 고정금리가 전월 대비 낮아졌고, 일부 은행이 우대금리 등을 적용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연 6%를 돌파했던 신용대출 금리는 다시 5%대(5.91%)로 떨어져 가계대출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단기 지표금리는 상승했으나 씨티은행 신용대출을 가져간(대환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적용하면서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고 풀이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한 달 만에 증가로 전환한 것도 씨티은행 대환대출의 영향으로 봤다.
예·적금 등 저축성수신금리는 2013년 2월(2.94%)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2.93%)를 기록했다. 한 달 새 0.52%포인트나 올랐는데, 1998년 1월 전월 대비 3.89%포인트 오른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정기예금 금리가 0.51%포인트 오르면서(2.82%) 수신금리를 밀어올렸다.
수신금리 인상폭이 대출금리(가계·기업 평균 0.31%포인트)를 웃돈 결과, 예대금리차는 지난달 대비 0.21%포인트 줄어들었다(1.28%포인트). 5개월 연속 감소세다. 박 팀장은 "수신금리는 기준금리를 즉시 반영하지만 대출금리는 자금조달비용 변화를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