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 군함이 28일(현지시간)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에 대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고의로 파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중국군은 앞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대만 인근에서 훈련을 강행했었다.
29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군함이 빈번하게 '항행의 자유'를 내걸고 무력시위를 하는 것은 '자유와 개방에 대한 약속' 같은 것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 왜곡을 중단하고, 다른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존중하고 내정 간섭을 하지 않는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지키길 재차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자오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미·중 관계의 3대 중요 성명)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해 문제 유발자가 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해군 제7함대는 지난 28일 미사일 순양함 챈슬러스빌(CG-62)과 앤티넘(CG-54)이 대만해협을 통과한다고 발표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이 순양함을 대만해협에 보낸 건 4년 만이다. 미국 측은 두 순양함이 국제법에 따라 공해 상의 항행 자유가 적용되는 해역에서 항해했다고도 설명했다. 대만해협에서 미군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친 건 이달 초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후 처음이다.
당시 중국은 같은 날 J-11 전투기 3대 등 군용기 7대를 동원해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넘나드는 무력시위를 했다. 이후 중국군은 장거리 폭격기 H-6K와 공중급유기의 대만 주변 순찰을 일상화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선진커 중국 공군 대변인은 28일 지린성 창춘에서 열린 항공 전력 공개 행사에서 "장거리 전략 폭격기는 최근 몇 년간 대만 근처에서 수많은 작전을 수행했다"며 "다른 전투기, 정찰기, 조기 경보기, 공중 급유기와 함께 H-6K가 이런 임무를 계속 잘 수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H-6K는 6발의 공대함 및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