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시달린 8월, 끝까지 비 소식...11호 태풍 '힌남노'도 서진 중

입력
2022.08.29 17:19
30일 전국적 비, 31일 오후 그칠 듯
이후에는 힌남노 영향권 들어갈 수도

저기압의 영향으로 30일에도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이번 비는 31일 오후쯤 그칠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부터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31일 오전까지 비 소식...집중호우도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우리나라는 고기압의 영향권에 든 가운데 북쪽에 위치한 저기압에 의해 유입된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에서 들어온 따뜻한 공기가 부딪히면서 비가 내렸다. 다만 비구름이 지상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만들어져 비가 강하게 퍼붓지는 않았다.

비는 밤 사이 소강상태를 보이다 남서쪽에 있는 저기압이 진입하면서 30일 새벽부터 다시 내리겠다. 서쪽지방에서 시작한 비는 오전 중 전국으로 확대되고, 31일 서쪽부터 서서히 그쳐 오후에는 전국이 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30일 아침부터 낮까지 시간당 3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 오후부터는 충청 북부·경북 북동부·강원에 집중호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충청 북부와 경북 북동부는 30일 밤까지, 강원은 31일 새벽까지 강한 비가 계속되겠다.

30일부터 이틀간 예상강수량은 중부지방·전북 북부·경북 북부·서해5도·울릉도·독도가 30~80㎜, 전북 남부·전남권·경북권 남부·경남권·제주가 5~40㎜다. 경기 남부·강원 남부·강원 중부산지·강원 북부산지·충청 북부·경북 북동부 일부 지역에는 120㎜ 이상 오기도 하겠다.

힌남노 대만 동쪽 해상 향해 서진..."변동성 커"

이날 오전 9시쯤 일본 도쿄 남남동쪽 1,060㎞ 해상에서 발생한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대만 동쪽 해상을 향해 서진하고 있다. 현재 힌남노의 강도는 '중'(최대풍속 초당 25~32m)인데, 예상 경로상 해수면 온도는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거나 키우기 적당한 30도 이상이라 31일 오전 9시쯤 '강'(최대풍속 초당 33~43m)으로 발달할 가능성도 있다.

힌남노가 앞으로 어떻게 이동할지는 수치예보모델마다 다르게 예측하는 상황이다. 유럽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은 힌남노가 열대저압부를 흡수한 뒤 대만 동쪽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하는 반면, 영국 기상청 통합모델(UM)은 주변 열대저압부의 영향을 받아 31일쯤 일본 규슈지역으로 북상할 것으로 본다. 대신 이 열대저압부가 제12호 태풍으로 발달해 기존 힌남노의 예상 경로를 따라 대만 동쪽 해상까지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UM 예측이 맞아떨어진다면 현재 기상청의 힌남노 예상 경로는 크게 수정돼야 한다.

두 수치예보모델은 태풍이 다음 달 2일쯤 대만 동쪽 해상에 다다른 이후의 경로에 대해서도 다른 예측을 내놓고 있다. UM은 우리나라 서쪽의 티벳고기압이 확장함에 따라 서쪽으로 빨려 들어가 중국 쪽으로 상륙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티벳고기압이 약화된다고 보는 ECMWF는 태풍이 방향을 틀어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어느 쪽이든 한반도에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자리잡는 시기라 태풍에 의해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면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9월 2~5일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변동성이 크다"고 밝혔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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