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고려하나요?"... 한은 총재 "미리 언급 안 할 것"

입력
2022.08.29 14:56
이창용 총재 블룸버그TV 인터뷰서
"불확실성 커... 데이터 보고 결정할 것"
"내년 물가 5% 지속되면 통화정책 연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정책(기준)금리가 높아질수록 원화가 평가 절하되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원·달러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보폭을 맞출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중앙은행이 주최한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회의)에 참석 중이다.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주요 정책 목표는 아니다"라며 "특정 환율 수준을 목표로 정하고 있지도 않고, 시장 수급에 따라 환율이 정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기본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금리 폭이 지나치게 크게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서를 달았다. "한국은행이 우려해야 하는 것은 환율 그 자체가 아니라 원홧값이 절하돼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생기는 물가 상승 압력",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25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5%대를 지속할 경우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고려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미리 언급하고 싶지 않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향후 통화정책은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이 5%대를 유지한다면 파월 의장의 최근 발언처럼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통화정책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은은 내년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3%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누가 알겠나"라고 덧붙였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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