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 삶 망쳐", 박용진 "엉망진창"…정부·여당에 직격

입력
2022.08.28 17:17
후보자들 정부·여당 때리며 '강한 야당' 강조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는 이재명 수호 메시지
개딸 등 지지자 몰려들며 친명계 '세 과시'

2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자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와 여당의 무능과 오만을 지적하며 비판수위를 높였다. 또한 민주당을 '강력한 야당'으로 다시 만들 것을 약속하며 저마다 적임자를 자처했다. 대회장 안팎에서는 이재명 당대표 후보와 친이재명(친명)계로 꼽히는 최고위원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세를 과시했다.

李 "정부 퇴행·독주 막겠다"... 朴 "국힘 반민주적 정당"

이재명 후보는 "정치 위기의 근본 원인은 양극화와 불평등인데, 지금 정부·여당은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이 후보는 "국민의 삶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정부·여당에 먼저 나서서 협조하겠다"면서도 "역사를 되돌리고 국민 삶을 망치는 퇴행과 독주에는 결연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때마다 객석에선 환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아울러 이 후보는 당대표 당선 이후 세간의 '공천 학살' 우려를 의식한 듯 능력에 따른 인선을 강조했다. 그는 "정당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온다"며 "제게 민주당(을 이끌) 책임을 맡겨주신다면 실력에 따라 사람을 쓰고 역할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간 이 후보를 향한 견제 메시지에 주력했던 박용진 당대표 후보 역시 정부·여당 때리기에 가세했다. 이틀 전 법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결정을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자기네 당을 떡 주무르듯이 하는 자들이 국가도 그렇게 함부로 반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제가 앞장서서 저들의 엉망진창 국가운영과 맞서 싸우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 '이재명 수호' 강조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이 후보를 상대로 한 검·경 수사를 '정치 수사'로 규정했다. 동시에 이 후보를 사법리스크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지도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경태 후보는 "집권세력과 정치검찰, 수구언론 모두 한 사람만 공격하고 있다"며 "우리 당의 자산이자 후보이자 동지를 지키는 일이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서영교 후보는 "김혜경이 7만8,000원으로 129번 압수수색당했으면 주가조작한 김건희는 1,290번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당대회 장내외 지지자들 운집... 친명계 세 과시

이날 전당대회가 치러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은 후보자 지지자들이 수백 여명 집결하면서 일대가 인파로 뒤엉키기도 했다.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딸(개딸)'들은 신상 노출을 의식한 듯 복면을 착용하거나 캐릭터 분장을 한 채로 이 후보와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의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내부에선 이 후보와 친명계 후보가 등장할 때마다 유독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 소리가 크게 터져나와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재확인시켰다.



우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