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대전의 한 은행에서 발생한 권총 살인강도 용의자 2명이 27일 구속됐다. 사건 발생 21년 만이다.
대전지법 최광진 판사는 이날 살인강도 등 혐의로 검거된 A씨 등 2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어 “도망의 우려 및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 등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 대전 서구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보안업체 직원 1명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수송차량 속 현금 3억 원을 탈취해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총을 맞은 해당 직원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서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당시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유전자(DNA)와 일치하는 이들을 긴급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21년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경찰이 사건 발생 이후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으나, 진범을 검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현장에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A씨 등은 범행 당시 복면을 쓴 채 차량 유리창 선팅을 3중으로 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범행에 사용했던 권총이 경찰관이 쓰는 총기라는 사실이 알려져 총기 출처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경찰청은 다음달 1일 검거 경위와 동기 등 이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