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팀이 우승할 당시 더그아웃에서 응원만 했던 신입생이 이제는 어엿한 맏형이 돼 팀을 32강으로 이끌었다.
인천고는 2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2회전 덕적고와 경기에서 8-0 콜드승(7회)을 따내며 32강에 안착했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김지윤(3년)은 5이닝 동안 볼넷 없이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정상훈(3년·4타수 3안타 5타점)이 포진한 타선 역시 불을 뿜었다.
김지윤의 깔끔한 피칭이 눈길을 끌었다. 1회말 첫 타자 주요한(3년)을 삼진으로 잡는 등 공 6개 만으로 삼자범퇴를 만들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마운드 운영 및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2회 첫 타자 최민호(3년)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견제사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3-0으로 앞선 4회말 1사 1·2루에선 연달아 탈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계기범 인천고 감독이 투구 직전 마운드에 찾아와 “지금까지 잘 던졌으니까 이번에도 집중해 보자”고 격려해준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2020년 인천고가 봉황대기 첫 우승을 차지할 때 막내였던 김지윤은 당시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김지윤은 “그땐 벤치에서 ‘파이팅’만 열심히 외쳤던 것 같다”면서 웃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은 3학년 맏형이 됐다. 김지윤은 “32강에서 만나는 유신고는 청룡기에서 우승하는 등 강팀이지만 꼭 이기고 싶다”면서 “팀원들과 함께 하나가 돼서 이번 봉황대기에서도 2년 전 우승을 재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지윤의 롤모델은 일본의 후지카와 큐지(은퇴)다. 당당한 체격(188cm·89kg)에서 나오는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가 장점인 김지윤은 “후지카와 큐지는 빠른 공을 잘 던지고, 어떤 타자가 올라와도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는 선수”라면서 “그 점을 꼭 닮고 싶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