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더 이상 국제상황에 대한 핑계나 전 정권에서 잘못한 것을 물려받았다는 핑계는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98명과 대통령실·정부 인사가 대거 참석한 연찬회에서 '유능한 정당, 유능한 정부'를 강조하면서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의 만찬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서 이 정권을 창출해냈다"고 축하하며 "정기국회를 앞두고, 일치된 당정 협력을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됐는데 참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유능한 당정'이었다. 특히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난 만큼 더 이상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 당정이 하나가 돼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할 때 모든 어려운 문제들이 다 해소가 되고 우리 정부와 당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기국회에서도 국민들께 국민의힘과 우리 정부가 국민들의 가려운 곳, 어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 드리고 고쳐 드릴 수 있는 유능한 정당과 정부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 드리자"고 덧붙였다.
여당과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도 당부했다. "정부라고 하는 것의 의미가 행정부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당과 행정부가 합쳐진 것을 정부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 술이 빠진 것을 두고 "을지연습이라서 술은 못하지만, 술 마신 것과 똑같은 마음으로 회포도 털고 당정 간 튼튼한 결속을 만들어 내자"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이어진 비공개 만찬에서도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소통과 정책 조율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취학연령 하향이 여당과 논의 없이 발표되는 등 그동안 정책 혼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찬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당과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할 것"이라며 "국정 과제를 실행하는 데 있어 함께 힘을 모으고 앞장서자고 다짐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연찬회에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진복 정무·이관섭 정책기획·김은혜 홍보·최상목 경제·안상훈 사회·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장·차관 39명, 외청장 24명 등이 총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