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지난 1년간 불어난 이자부담만 27조 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부담하는 이자 규모가 늘어난 상황에서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총 7번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0.5%였던 기준금리는 1년 새 2.5%로 2%포인트 뛰었다.
기준금리 인상만 놓고 보면 그동안 가계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산술적으로 27조4,584억 원 늘었다.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1,757조9,000억 원)에 같은 기간 변동금리 대출 비중 78.1%, 그리고 기준금리 변동폭 2%를 대입해 나온 결과다. 같은 기간 1인당 이자부담은 128만8,000원 증가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한 명당 이자부담이 16만1,000원 증가한다"는 한은의 지난해 발표에 근거해 구한 수치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자 부담에 신용대출이 줄면서 올해 1분기 가계대출 규모는 줄어드는 모습이었지만, 전세 및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면서 다시 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다중채무자 비율이 역대 최대 수준(1분기 22.4%)으로 늘어나고, 30대 이하 다중채무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문제다.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이들에게 금리 인상은 그만큼 빚을 갚지 못할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설상가상으로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최소 올해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불어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0.25%포인트씩 점진적 인상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남은 금융통화위원회(10, 11월)에서도 0.25%포인트씩 올리면 연말 기준금리는 3%에 도달한다.
기준금리 인상은 곧바로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된다. 5대 시중은행이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는데, 수신금리 인상은 결국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를 끌어올린다. 통상 은행들은 코픽스 상승분만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린다. 17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최고 6.11%인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 상단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