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바로 보기 | 6부작 | 18세 이상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 한 사내가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여행의 즐거움이 채 가시지 않은 맞은편 노부부가 말을 건다. 하와이에 무슨 일로 왔냐고. 하와이에서 보낸 시간이 어땠냐고. 남자는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찾았다고 하나 아내는 곁에 없다. 노부부에게 “제발 내버려두라”며 거칠게 말하기도 한다.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일주일 전 관광객 몇몇이 배를 타고 마우이섬으로 향한다. 고급 리조트 ‘화이트 로투스’에서 머물기 위해서다. 쉐인(제이크 레이시)과 레이철(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은 신혼여행을 즐기기 위해, 타냐(제니퍼 쿨리지)는 어머니의 재를 뿌리기 위해, 마크(스티브 잔)와 니콜(코니 브리튼) 부부는 자녀들과 휴가를 보내기 위해 리조트로 향한다.
체류 목적이 각자 다른 것처럼 인물들의 직업이나 성격은 천양지차다. 쉐인은 젊은 사업가로 마마보이다. 프리랜서 언론인 레이철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한다. 중년여성 타냐는 집착이 심한 알코올중독자다. 마크는 부족함 없는 중년남성이나 감정이 불안정하다. 니콜은 여성 경영인으로 유명하나 일중독자다. 마크와 니콜의 대학생 딸 올리비아(시드니 스위니)는 친구 폴라(브리타니 오그레이디)와 함께 매사에 반항적인 태도를 보여 휴가를 위태롭게 한다.
인물들은 몸과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리조트를 찾았으나 현실은 다르다. 만난 지 몇 달 만에 결혼한 쉐인과 레이철은 서로의 성격을 제대로 알게 되고 실망한다. 레이철은 돈만 아는 쉐인에게 절망하고 결혼을 후회한다. 타냐는 부유했으나 딸을 학대했던 어머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크는 어렸을 적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정신적 방황을 한다. 올리비아와 폴라는 약을 즐기며 궤도를 자꾸 이탈하려 한다.
투숙객들의 심기까지 감안해야 하는 리조트 지배인 아먼드(머리 바틀릿) 등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들이 곳곳에 매장된 듯한 긴장감이 유머와 뒤섞인다.
드라마는 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미국 사회의 여러 갈등을 보여준다. 부자와 빈자의 대립 위로 남녀평등 문제와 미투 운동, 인종 갈등, 세대 갈등이 포개지고 식민지주의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사람들은 자기 입장에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 하고 이는 종종 오해를 낳는다. 예를 들면 이런 식. 타냐는 우연히 마주친 남성 그레그(존 그리스)에게 호감을 갖는데 그가 ‘BLM’ 관련 일을 한다고 해서다. BLM을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의 약자로 생각했으나 알고 보니 ‘Bureau of Land Management(토지관리국)’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