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다음 달 경기 전망이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5개월 만에 이뤄진 반등으로, 물가상승 압박에도 소비 심리가 소폭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5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5.8을 기록했다. 전월(86.9) 대비 8.9포인트 반등하며 4월부터 이어 온 하락세를 멈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고물가,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물가 정점 통과, 전 세계적인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 등으로 수요가 늘며 소비 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경기실적 BSI(91.3)가 3개월 만에 상승세를 보였고,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88.8)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아 부진이 이어진다고 기업들은 판단했다. BSI는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도는데, 올해 4월(99.1)부터 6개월 연속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조사는 5∼12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6.6), 비제조업(94.8) 모두 4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세부 산업별로 보면 비제조업에선 코로나19가 재확산으로 여가·숙박(66.7)이 가장 부진하다고 봤고, 제조업 중에서는 섬유·의복(70.0)이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사 부문별 BSI는 고용(101.8)을 제외한 채산성(92.8), 자금사정(98.2), 투자(98.2), 수출(98.5), 내수(98.8), 재고(102.1·100 상회 시 재고과잉으로 부정적 의미) 등 대부분의 부문이 3개월 연속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수출과 내수가 3개월 연속 동반 부진을 보인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전 세계적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국내기업들의 실적 둔화와 자금 사정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며 "규제 완화, 세 부담 경감,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으로 경영 활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