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은 24일 지지자들의 축하 꽃바구니로 법무부 청사 앞 계단이 가득 찬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부러) 저기다 갖다 놓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법무부에 배달되는 화환은 통상 청사 앞에 놓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이 취임 100일에 엄청난 수의 꽃바구니를 받은 것에 대해 "저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꽃바구니, 화환 엄청나게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그게(꽃바구니가) 어디로 배달되냐면 법무부 청사가 아니고 민원실이 있는 데"라며 "(장관 시절) 제가 화환을 법무부 청사 앞에다 쭉 도열시킬 그런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그럼 어제는 갖다 도열시킨 것이냐'고 묻자 박 의원은 "일부러 거기서 포즈를 취하지 않으면 사진이 찍힐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 장관이 꽃바구니를 내려다보는 보도사진을 가리키며 박 의원은 "저거는 저기다 갖다 놓은 것이다. 저렇게 배달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비슷한 사진을 찍었다는 지적에 박 의원은 "제가 추 장관님…"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에 진행자는 다시 질문을 돌려 '박범계 의원은 장관 시절 그러신 적 없냐'고 재차 묻자 박 의원은 "저거는 갖다 놓은 것입니다, 저기다가"라는 대답을 되풀이했다.
한동훈 장관이 차기 대권주자가 될 가능성에 대해 박 의원은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 임기 100일이 지났는데 그 (가능성이) 나오는 것 자체도 맞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장관에 대한 질의를 했던 박 의원은 이날 한 장관은 네 가지 답변 스타일을 정리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 답변을 "기본적으로는 말장난"이라며 "스타일이 보니까 첫째는 우기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는 거짓말하기"라며 세 번째 특징을 "물타기"라고 꼽았다. 마지막 특징은 "의원 질문에도 '질문 같지 않다'는 오만하기"라며 "(이런) 네 가지 스타일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추 전 장관도 '소설 쓰시네'라고 했고, 박 의원도 장관 시절 '하실 말씀 다 하셨다'는 진행자 말에 박 의원은 "하고 싶은 말 다 한 거 없다. 전체 하고 싶은 말의 10분의 1밖에 안 했다"고 맞받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일정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에서 유출된 사고에 대해 박 의원은 "(팬카페 해체를) 명해야 한다. (유출 경위를) 밝히시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 부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김 여사 지인 동행 논란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 지지율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지 않았냐"고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저도 국무위원으로 (대통령) 동선을 많이 받아봤지만, '(구체적 장소가 아니라) 그럴 것이다' 정도로 안다"며 "조사 결과가 명명백백하게 '이 사람이 범인이오'라고 밝혀내지 않으면 저는 김건희 여사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