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출신의 새내기 대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던 광주광역시에서 또 다른 보육원 출신의 10대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엿새 만에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면서, 시설에서 나와 홀로서기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원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24일 오전 7시 17분쯤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A양(19)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양이 당일 오전 2시쯤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고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확인,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A양은 "최근 친구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다. 가족 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장애가 있는 아버지가 사는 임대아파트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비 등에 의지하는 등 생활고를 겪어 왔고, A양은 최근 대학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평소에도 주변에 우울감을 호소해 왔다고 한다. 경찰은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앞서 보육원 출신 새내기 대학생이던 B군(18)이 21일 오전 10시 5분쯤 광주 광산구의 한 대학교 건물 주변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군이 지난 18일 오후 4시 25분쯤 스스로 건물 옥상에 올라가는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그가 머물던 기숙사 방에는 마시지 않은 음독물과 소주, 그리고 '아직 다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라고 적힌 메모가 남아 있었다.
구청과 보육원이 수소문한 끝에 가까스로 연락된 B군의 친엄마는 24일 열린 B군의 화장식과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B군의 친모는 아들의 마지막 길에서 보육원 관계자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