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영국 총리 우크라 '지원사격'… "어설픈 협상할 때 아냐"

입력
2022.08.25 07:30
"푸틴 맞서 에너지 위기 견뎌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英 드론 2000대 등 지원 패키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제31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추가 군사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어설픈 협상’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방이 흔들리지 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 에너지 위기를 견뎌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군사지원을 약속했다. 이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드론 2,000대와 탄약 등 5,400만 파운드(약 850억 원) 규모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영국에 있는 우리도 푸틴의 협박에 1초도 굴복하지 않겠다”며 “지금은 협상을 위한 어설픈 계획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위터에는 “영국은 우크라이나 친구들과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며 “나는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고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이런 친구를 가질 만큼 운이 좋지 않다”며 “영국이 승리를 가까이 가져오도록 돕고 있다. 우리는 승리를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존슨 총리는 전쟁이 불러온 세계적 에너지 위기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푸틴 때문에 높은 에너지 비용을 치르고 있다면 우크라이나인들은 피를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ㆍ가스요금 급등으로 생계비 부담이 커져서 힘든 상황이지만 버티라는 의미다. “이번 겨울이 힘들 것이고 푸틴은 유럽 가계를 괴롭히기 위해 러시아 에너지 공급을 조작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친구로서 첫 번째 시험은 그 압력을 견디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우크라이나에 관한 서방의 연대는 강해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BBC방송은 이에 관해 에너지 자립을 하지 못해서 러시아의 간접 무기에 취약하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존슨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번 방문에서 그는 ‘자유 훈장’을 받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임기가 2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후임 수상으로 유력한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및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 모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허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