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가 원당 1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구역에 600년 역사의 밀양박씨 규정공파 두응촌 묘역 재실이자 사당인 ‘추원재’를 포함해 전국 밀양박씨 후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업 계획대로라면 추원재는 강제 철거가 불가피하다.
밀양박씨 규정공파 대종회 회원 1,000여 명은 23일 오전 고양시 덕양구 추원재에 모여 시청까지 1.5㎞를 행진한 뒤, 추원재 철거 반대 항의 집회를 열었다. 박성훈 대종회장 등은 ‘추원재 철거 결사반대’를 외치며 삭발식도 거행했다.
원당1구역 재개발은 덕양구 주교동 12만385㎡에 2,600세대 규모의 26~35층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밀양박씨 대종회는 결의문에서 “두응촌과 추원재의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 고양시가 대종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추원재를 일방적으로 재개발 사업지에 포함시켜 철거를 시도하고 있다”며 “고양시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행정으로 후손들은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고 성토했다. 이어 “원당 아파트 재개발 사업을 위해 600년 전통의 추원재 철거가 불가피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밀어붙이기식 재개발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추원재는 고려시대 후기 전법판서 겸 상장군을 지낸 박사경 묘가 1400년대 초 조성된 뒤 조선 중기까지 200여년 간 56위의 밀양박씨 선조들을 모시는 두응촌 묘역의 사당이다. 밀양박씨 후손들의 교육·문화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