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힘들어 죽겠다…민주당 개딸정당 될까 무서워"

입력
2022.08.23 11:28
'고군분투' 박용진 민주당 대표 후보 심경 토로
"야구로 보면  6회말 …민주당 변화 몸부림 안 보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국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박용진 후보가 "힘들어 죽겠다"고 털어놨다.

박 후보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계신다'는 진행자의 평가에 웃으면서 이같이 털어놨다. 경쟁자였던 강훈식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반전을 꾀하려 했지만, 강 후보가 박 후보 지지에 대한 언급 없이 중도 사퇴하면서 이 후보 쪽으로 판세가 거의 기울어졌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박 후보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며 "지금은 9회말도 아니고 6회말 7회초 (정도라) 아직 뒤집을 일들은 많이 있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반전을 약속했다.

'비명계와 친문계 의원들이 왜 힘을 모아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대명)이라고 표현하는 절망적 체념, 이런 분위기가 '에휴, 해서 뭐해'라는 느낌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 윤영찬 의원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토론회에 이원욱 김종민 윤영찬 세 분이 주요 토론자로 나선다"며 "어느 한쪽 계파 혹은 한쪽의 강성 목소리만 당에 가득한 상황에서 당의 민주주의 그리고 당의 균형과 견제를 맞추기 위한 스크럼을 짜는 첫 흐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변화하고 달라지려는 몸부림이 보여야 하는데 안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후보 셀프 공천, 사당화 논란, 계파 독점 등을 거론하며 "내로남불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서 혹은 팬덤, 악성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뭘 해야 되는지를 이야기하는데, 이재명 후보는 느닷없이 농어촌 기본소득 이야기하고, 플랫폼 정당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우리가 실패하고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 반면, 이재명 후보는 (뭘 잘못했는지 얘기하지 않고 건너뛰는) 공중 부양을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민주당 당무위가 최고의사결정 방법을 전 당원 투표로 하는 개정안을 의결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이 아닌 '개딸'(개혁의 딸) 정당이 될까 봐 무섭다"고 했다. 그는 "청원제도, 전 당원 투표가 되면 1년 내내 당이 시끄럽고 또 한쪽이 독식한 지도부가 여기에 결합되면 강성 목소리와 편협한 주장 때문에 당이 민심과 점점 더 멀어지는, 민심과 고립된 성에 갇히는 결과가 나올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