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30주년을 이틀 앞둔 22일 주한 중국대사관 주최로 리셉션이 열렸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인해 양국 관계가 여전히 냉랭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덕담을 건네며 온기를 불어넣으려 애썼다.
주빈으로 행사에 참석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한중 두 나라는 이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친구”라며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한층 성숙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경제 등 더 많은 분야에서 전략적 소통을 확대하고 한반도 주변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하자”면서 “문화와 사람이 더 쉽게, 더 많이 오가도록 남은 빗장을 모두 풀자”고 제안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이에 앞선 인사말에서 "수교 30주년이라는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서 양측이 이해하고 포용하며 서로의 핵심 관심사와 중대한 이익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고비는 없고 넘지 못할 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리셉션에는 김 의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근혜 정부 시절 주중대사를 지낸 권영세 통일부 장관,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정·관·재계 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양국 정부는 수교 30주년 당일인 24일 공식 기념행사를 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중 양국은 서울과 베이징에서 동시에 수교 기념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행사 관련 내용에 대한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주한 중국대사관과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정부대표로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대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방한도 추진된다.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중국 내 권력 서열 3위로, 우리의 국회의장에 해당한다. 시진핑 주석이 2014년 7월 방한 이후 한국을 찾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최근 수년간 전례 없는 최고위급 중국 인사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양국 국회도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면서 “리 위원장의 방한이 조속히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리 위원장 초청에 대해서 중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내 방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