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2년여 동안 거래된 8조 원대 외환 송금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추가로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비정상적 규모의 외환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날 KB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에 직원들을 투입해 2주간 현장 검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일부 지방은행을 상대로도 서면조사에 들어갔다. 이상 정황이 포착되면 이들 은행에 대해서도 현장검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우리ㆍ신한은행 외 다른 은행들을 상대로 2021년 이후 이상한 외환 송금 거래가 있는지를 자체 점검해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은행들이 점검한 결과 당초 금감원이 점검 대상으로 지시한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보다 훨씬 큰 3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외환 송금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조사된 우리ㆍ신한은행의 이상 외환 거래 규모까지 더하면 2년여 동안 무려 8조5,400억 원(65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우리ㆍ신한은행 검사에서 드러난 해외 송금 거래는 주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를 거친 자금이 무역법인 계좌로 모인 뒤 수출대금 지급 등의 명목으로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자본금 1억 원에 작년에 설립된 신생 법인이 4,000억 원 이상을 송금한 경우도 수사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금감원의 현장검사는 19일에 종료된 우리ㆍ신한은행 검사에 이어 확대된 것으로, 다른 은행들을 거친 이상 외환 거래의 불법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법 위반 사항 등이 발견되는 경우, 관련 내용을 수사당국과 공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