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의사 10분의 1, 전문의 5분의 1 토막...현실이 된 내년 의사 공급 절벽
내년 초 의사 국가시험(국시)과 전문의 자격시험을 치르는 인원이 올해 대비 각각 10분의 1, 5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 및 전공의 집단 이탈로 우려됐던 신규 의사와 전문의 급감이 현실로 다가왔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접수를 마감한 제89회 의사 국시 필기시험에는 304명이 신청했다. 올해 초 88회 필기시험의 원서 제출 인원 3,270명(응시 3,212명)과 비교하면 채 10%가 안 된다. 의대생들이 학년을 가리지 않고 대거 집단 휴학을 신청해 응시 자격을 갖춘 졸업 예정자가 대폭 감소한 탓이다. 의사 국시는 1년에 한 차례 시행된다. 의대 본과 4학년생과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 등이 응시할 수 있다. 통상 9월이나 10월에 실기시험, 이듬해 1월 필기시험 순서로 진행된다. 지난 9월 2∼24일 실시된 89회 실기시험에는 364명이 원서를 냈고, 347명이 시험을 봤다. 의사 국시 최종 합격률은 86회 95.8%, 87회 94.8%, 88회 94.7%였다. 내년 1월 필기시험을 앞둔 304명이 모두 합격한다고 해도 매년 3,000명 이상 배출됐던 신규 의사 수는 10% 이하로 쪼그라든다. 대한의학회가 전날 접수를 마감한 2025년도 제68차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도 566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올해 초 67차 시험을 치른 인원(2,782명)의 20.3%에 불과하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고 수련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전공의는 전문 과목별로 인턴 1년과 레지던트 3, 4년을 수료해야 전문의 자격시험을 볼 수 있다. 원서를 냈어도 응시 자격 심사를 거쳐야 해 탈락 인원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전문의 중심 병원을 의료 개혁의 하나로 추진하지만 당장 내년에 배출되는 전문의는 예년의 5분의 1로 줄어들 상황이다. 68차 전문의 자격시험 1차 필기시험은 내년 2월 14일, 2차 실기 및 구술시험은 같은 달 18∼21일 과목별로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