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측과 이주영 감독 측의 '안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22일 공식입장을 통해 "이주영 감독 측과 지난 19일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 바 있으나 21일 이 감독 법률대리인을 통해 본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허위 사실이 일방적으로 배포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시우의 송영훈 변호사는 지난 21일 '쿠팡플레이가 편집 과정에서의 논란에 대해 일괄 사과'했다는 취지의 사실 관계와 다른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당사가 항의하자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인 조광희 변호사는 '당시 음주로 인해 합의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실책을 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이 감독과 쿠팡플레이의 분쟁과 관련해 이 감독 측을 조력한 바 있다.
쿠팡플레이 측은 지난 19일과 21일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중재한 회의에서 이 감독이 쿠팡플레이가 감독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편집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지난 6월 초 이 감독과 쿠팡플레이, 제작사가 모두 참여하여 진행된 회의에서 6편에 대한 쿠팡플레이의 편집 진행과 함께 8편의 감독편을 별도 공개하는 것에 대해 사전에 인지했음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쿠팡플레이는 감독 및 6명에 대한 크레디트 삭제 조치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쿠팡플레이는 작품의 관계자들을 존중하기 위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더 이상 사실이 왜곡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기에 이 감독은 물론 조광희 변호사와 송영훈 변호사, 그리고 해당 법무법인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통해 그간의 회의록을 포함한 객관적 증거 등을 제시하고 사실 관계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알렸다.
법무법인 시우 송영훈 변호사 측의 입장은 쿠팡플레이와 달랐다. 그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쿠팡플레이가 지난 19일 이 감독님에게 사과를 했던 건 맞다. 다만 그 사과를 공개해도 되는지 아닌지에 대해 상호 간에 이해한 바가 달랐다"고 했다. 송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쿠팡플레이 측 관계자와 이 감독은 감독조합사무실에서 만나 1시간 30분 이상 대화를 했다. 송 변호사는 "그 당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 같은 표현이 여러 번 나왔다. 거기에 대해서 이 감독님이 충분히 사과받았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말씀까지 하셨다. 그런 내용들을 확인했기 때문에 (쿠팡플레이의 사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다. 쿠팡플레이는 그런 사과를 할 때 사과가 비공개이고 공개되지 않는다고 이해했던 듯하다"고 밝혔다.
보도자료를 배포한 후 이 감독 측과 쿠팡플레이는 감독조합사무실에서 미팅을 가졌다. 송 변호사는 "쿠팡플레이가 일정한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요구했다. 그 공동 입장문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동의할 수 없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2일 오전 10시부터 양 측은 다시 회의를 하기로 했다. 송 변호사는 쿠팡플레이 측이 이 회의에 연락 없이 불참했다고 밝히며 "오후 1시 7분에 메일을 줬는데 1시 35분까지 본인들이 첨부해서 보낸 공동입장문에 동의할지 여부를 알려달라고 하더라. 안 하면 단독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입장문에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 19일 진행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녹음 파일로 희의 상황을 파악했다. 그는 본지에 "19일 회의에 모이기 위한 주선 통화가 있었다. 당시 나는 일정이 있어서 다른 곳에 있었다. 술을 곁들이는 자리였다. 쿠팡플레이 측에서 (비공개 회의가) 공개된 것을 괴로워하고 비공개였다고 주장하니까 '산만한 상황에서 (자리를 주선하는) 통화를 했기 때문에 비공개였다는 점을 알아채지 못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죄송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과 쿠팡플레이의 '안나'를 둘러싼 갈등이 드러난 시기는 최근이다. 이 감독 측은 쿠팡플레이가 '안나'를 일방적으로 편집했고 크레디트의 감독, 각본에서 이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요구가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쿠팡플레이 측은 이 감독의 편집이 쿠팡플레이, 감독, 제작사가 상호 협의했던 방향과 다르다고 파악했으며 수정 요청을 전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약에 명시된 권리를 들어 제작 의도에 맞게 편집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는 이 감독이 지난 19일 쿠팡플레이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쿠팡플레이의 총괄책임자가 이 감독에게 최근의 갈등과 관련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국내와 해외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6부작 '안나'에서 이 감독과 그를 지지한 스태프 6명의 이름을 빼고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도 말했다.
갈등의 중심에 선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수지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