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치킨 6,000원? 본사 생닭이 그 가격...고통 극에 달해"

입력
2022.08.22 13:30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하소연
"한 마리 팔아야 1,000~2,000원 남을까"
"본사의 일방적 과도한 공급가 인상 문제"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3만 원대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최근 대형마트들이 그의 절반도 안 되는 저렴한 치킨을 선보여 각광받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의 한 점주는 얼마 전 한 대형마트가 선보인 6,000원대 치킨에 대해 "본사의 생닭 공급가만 6,000원 이상"이라며 "한 마리 팔아서 1,000~2,000원 남을까"라고 토로했다. 결국 본사의 "일방적인 공급가 인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가맹점주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의 3분의 1 가격인 대형마트 치킨 가격에 대해 "불경기인데 고객들의 당연한 선택"이라면서도 "동네마다 대형마트가 있으니까 하루에 4~5마리 정도 판매가 줄었다"고 밝혔다.

앞서 대형마트들은 1만 원 이하의 치킨을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말부터 '당당치킨'을 6,990원에 판매하고 있고,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5분치킨'을 9,980원에 선보이고 있다. '5분치킨'은 24일까지 5,980원으로 할인행사 중이다. 롯데마트도 기존 1만5,800원 하던 치킨을 할인행사를 통해 지난 11~18일까지 8,800원에 팔았다.

이 가맹점주는 '당당치킨'에 대해 "프라이드 완제품을 6,000원대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저희들이 본사로부터 받는 생닭은 6,000원 이상으로 입고 된다"고 토로했다.

본사의 공급가가 비싸다 보니 프라이드치킨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한 마리 튀기는 데 소요되는 기름, 파우더 등이 3,000원 정도 하고, 무나 콜라, 소스, 젓가락 그리고 배달플랫폼 수수료가 있다"며 "요기요나 배달의민족을 사용 안 할 수가 없고, 대형 프랜차이즈다 보니까 상시 할인행사를 해야 한다. 그 비용을 합치면 1만5,000원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치킨 한 마리 팔아야 남는 게 없다는 말이다. 해당 가맹점주는 "이 금액은 본사가 공급하는 원재료 원가하고, 저희들이 판매할 때 필수적인 요소들을 합친 금액이다. 여기에 점포 임차료,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등 한 마리 팔아서 1,000~2,000원 (가량의) 정말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종업원을 둔 매장 같은 경우는 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특히 본사에서 공급 중인 생닭 6,000원 이상 가격은 "엄청 비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가맹점주는 "지금 같은 호수의 치킨 생닭을 일반 시장에서 사게 되면 반 가격, 반보다 조금 더 주면 더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 그렇지 않은 현실이니까 너무 참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본사가 공급가 낮춰서 가맹점에 공급해야"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치킨값은 3만 원이 적당하다고 주장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선 선결돼야 할 것은 본사가 공급가를 낮춰서 가맹점에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일방적인 공급가 인상으로 현장의 점주 분들이나 고객 분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본사가 30% 이상 넘는 영업이익을 가져간다면 점주 분들의 마진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지 않나. 마지막에는 치킨 판매가를 올려야 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지금 치킨 판매가를 고정시켜 놓고 본사 공급가만 계속 과도하게 올리니까 중간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배달해야 하고, 불 앞에서 일하시는 점주 분들의 고통은 극에 달해 있다"고 호소했다.

그렇다고 본사에 공급가 낮춰 달라는 문제제기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만약 저희들이 힘을 모아서 단체로 행동을 한다든지 하면 심하게는 가맹점 해지될 수도 있고, 각종 소송으로 괴로움을 당할 수도 있다.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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