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정책·홍보 재정비... 더 과감한 쇄신 필요

입력
2022.08.22 04:30
27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일부 참모의 인적개편을 단행했다. 신임 홍보수석에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한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정책추진을 조율하기 위해 신설한 정책기획수석엔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각각 발탁했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대외협력특보를 맡아 국정홍보를 측면 지원한다. 공석인 국가안보실 2차장에는 임종득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임명됐다. 전체적으로 홍보라인을 보강하고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개편은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낮은 지지율에 자세를 낮춘 뒤 내놓은 첫 번째 조치다. 하지만 '문책’이 빠진 인사는 분골쇄신하겠다던 대통령의 다짐에 크게 부족하다. 정권의 총체적 위기를 홍보 부족 정도로 오판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사적채용’ 논란이나 국정난맥상의 총체적 책임자로서 비서실장의 거취가 빠져 있다. 이명박 정부 때 광우병 사태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취임 4개월도 되기 전에 초대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교체한 사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야당 관계나 여당 내분에서 존재감이 미약한 정무수석, 최악의 수해가 나던 날 “비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 안 하냐”며 국민 감정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청와대 국민청원제도를 폐지하고 만든 ‘국민제안’을 졸속 운영한 시민사회수석 등도 개편에서 제외됐다. 김은혜 신임 홍보수석 역시 6·1 지방선거 경기지사에서 낙선한 ‘친윤’그룹이란 점에서 쇄신인사로 봐야 할지 의문이다.

이 정도로 분위기 일신이 가능할 걸로 생각했다면 안이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까지 5명이 불명예 퇴진하는 과정에서 부실검증 책임을 져야 할 인사라인 교체부터 시급하다. 인적쇄신은 과감하고 전면적이어야 한다. 대통령실과 정부를 새로 구성한다는 각오로 후속조치를 통해 일방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바꾼다는 의지를 보여야 떠난 민심이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