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활약을 그려 화제를 모았지만 현실에서는 같은 장애를 가진 고등학교 졸업생 10명 중 1명만 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21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학생이 대학이나 전문대에 진학한 비율은 10.4%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특수교육대상자의 전체 대학·전문대 진학률(20%)의 절반에 불과하다. 73.7%인 지난해 전체 고등학생의 상급학교 진학률(대학 진학률)과는 비교조차 안 된다. 청각장애인(61.5%), 시각장애인(49.4%), 지체장애인(35.9%), 지적장애인(12.9%) 등 다른 유형의 장애를 가진 학생보다도 진학률이 낮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포함해 특수교육 대상인 장애학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9만2,958명이었던 특수교육 대상자는 올해 10만3,695명이 됐다. 같은 기간 특수교육 대상자 중 지적장애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 수도 늘었다. 올해 특수교육 대상자 중 발달장애인 비율은 68.2%에 달한다.
문제는 장애학생의 3분의 1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 진학이나 취업 중 어느 것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올해 전체 특수교육 대상자 가운데 비진학·미취업 비율은 33.9%였다. 대학·전문대뿐 아니라 학생이 졸업한 특수교육기관에서 1년 이상의 진로교육을 받는 '전공과' 진학을 포함해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학생의 졸업 후 비진학·미취업 비율은 37.2%로 평균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상위 교육기관 진학이나 취업을 못하는 장애학생의 문제가 가정에 전부 돌아가지 않도록 고등교육 및 평생교육 기회를 늘리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의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장애인들의 고등교육 및 평생교육에 대해 우리 사회의 관심과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