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무상 공급 중단 검토

입력
2022.08.19 21:08
코로나19 장기화에 재정 고갈

미국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무상 공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는 오는 30일 제약사 등과 함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유료화 전환 방안을 논의한다. 그동안 정부가 부담했던 백신과 치료제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돈 오코넬 미 보건복지부 차관은 "우리는 언젠가 이를 추진해야 한다. 이제 그 시기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백신 및 치료제 공급, 의료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보장, 규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유료화 완전 전환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의료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약 3,000만 명에 이르는 이들이다. WSJ는 이 같은 방안이 시행되면 이들 3,000만 명은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 맥도널드 프리챗 미 연구제약공업협회(PhRMA) 상무는 "백신과 치료제 접근성에 대한 형평성 문제와 배상금, 유통 문제 등이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회사와 보험사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래리 레빗 미 카이저가족재단 부회장은 "백신을 상업화하려면 보험사들은 제약사들과 각자 협상을 벌이게 될 것이다. 결국 보험사들은 연방 정부보다 비싼 가격에 백신 계약을 체결할 것이고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부스터샷(추가 접종)과 변이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는 데 있어 다른 국가들에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백신 접종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고령층 의료보험 시스템인 메디케어와 저소득층 대상인 메디케이드는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항바이러스제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유료화 방침은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한다고 WSJ는 덧붙였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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