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허 심사기간… 386일에서 75일로 단축된다

입력
2022.08.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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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특허청장 " 지식재산으로 역동적 성장 실현"
지식재산 금융 6조→23조원 "특허출원 기업 지원"
2027년, 일본 제치고 특허출원 세계 3위 목표 제시

앞으로 반도체 관련 특허 심사기간이 5분의 1로 대폭 축소된다. 기술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비밀특허제도도 다양한 분야로 확대된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1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 정부 지식재산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지식재산 전 분야에 걸친 역량 강화를 통한 2027년 특허출원 세계 3위 도약'으로 요약되는 정책은 3대 전략 8대 과제로 구성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반도체 분야다. 특허청은 반도체를 우선 심사대상으로 지정해 심사기간을 현행 12.7개월에서 2.5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 청장은 "특허심사에 반도체 분야 퇴직 민간 연구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민간기업 퇴직자들의 특허청 재취업을 통해 기술 해외 유출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혁신신약과 함께 반도체 분야에선 지능형 반도체만 우선심사 대상이었다”며 “반도체 관련 기술 범주를 넓혀 신속하게 심사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허청은 전기차 등에 쓰이는 2차 전지 관련 기술도 우선심사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현재 국방 기술에만 적용되고 있는 비밀특허제도도 다양한 영역의 기술에 도입된다. 비밀특허제도는 국가안보 등 이유로 출원된 발명을 비밀로 취급해 공개하지 않고 해외 출원을 제한하는 제도다. 현재 미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 특허를 출원하지 않아 배타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는 없지만, 압도적 우위의 기술 보호에는 유용하다는 게 특허청 설명이다.

특허청은 2027년까지 세계 특허 강국 3위를 목표로 제시했다. 2020년 기준 특허 출원 건수는 중국이 149만,7000건으로 1위이고, 미국(59만7,000건), 일본(28만8,000건) 순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22만7,000건을 기록한 우리나라는 특허 출원이 증가 추세에 있고 일본은 감소하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2030년께 역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지난해 6조 원 규모의 지식재산 금융 분야를 23조 원 규모로 확대해 4만 개 기업의 특허 출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청장은 “고성능 거대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지능형 심사 시스템을 2027년까지 구축해 유사 특허・상표 검색의 정확도 향상 등 심사업무 효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지식재산을 통해 역동적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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