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사원(모스크)에서 폭탄 테러로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아직 배후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 대립하는 대립하는 이슬람국가(IS)가 의심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카불의 사원에서 저녁기도 중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해 유명 성직자 등이 숨졌다고 전했다. 카불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 구호단체 '이머전시'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민간인 최소 27명이 다쳐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지 경찰은 카불 북부의 모스크 내에서 폭발이 일어난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상자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는 곧 법의 심판을 받아 처벌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번 테러는 앞서 11일 탈레반 고위성직자 셰이크 라히물라 하카니가 카불의 마드라사(이슬람 학교)에서 자폭 공격을 받고 사망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이뤄졌다. 당시 사건 이후 이슬람국가(IS)가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서, 이번 사건의 배후도 IS란 주장이 제기된다.
IS는 아프간에서 차지한 영토가 없지만, 아프간 지부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을 운영하며 탈레반 순찰대나 다른 종교 집단을 공격해왔다. IS와 탈레반은 같은 이슬람 수니파지만 서로 적대적이다. IS는 미국과 시아파 등을 대하는 탈레반의 태도가 온건하다고 비난하는 등 더 극단적이다. IS는 지난 5~6일에도 아프간의 소수 집단인 시아파 거주 지역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켜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