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수사자료 유출 등 혐의를 받는 영관급 공군 장교 A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받는 공군본부 공보정훈실 소속 장교A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국방부가 가해자인 장모 중사 등을 수사할 당시 이 중사의 사망 원인을 왜곡하고 증거자료와 수사상황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사자명예훼손·공무상비밀누설 등)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공보 담당자인 A씨가 이 중사 사망 뒤 사건 은폐 의혹과 지휘 책임에 따른 공군참모총장의 경질 가능성 거론 등 공군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지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지난 15일 "공보 업무 명목으로 감행한 중대 범죄로, 성폭력 피해와 2차 가해 등으로 지속적 고통을 겪다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이 중사 유족 등에 대한 심각한 'N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특검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으로부터 '유족에게 할말이 있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 대답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지난 6월5일 활동을 시작해 지난 13일 활동 종료 예정이었지만 수사 기간 30일 연장을 승인받았다. 오는 9월12일까지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검은 공군본부, 제20전투비행단, 제15특수임무비행단, 공군수사단, 국방부 검찰단을 압수수색하고 사건 관계인 80여명을 소환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