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에 이동노동자를 위한 야외쉼터가 문을 열었다. 실내가 아닌 야외에 이동노동자 쉼터가 조성된 건 이번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울산 남구는 삼산동 시외버스터미널과 무거삼거리 일원 두 곳에 이동노동자 야외쉼터를 조성해 17일 준공식을 열었다. 실내쉼터가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문제로 이용이 쉽지 않다는 이동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야외쉼터는 화장실과 흡연부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된다. 배달, 택배, 대리운전, 택시기사 등 제대로 쉴 공간이 없는 이동노동자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할 수 있다. 특히 무거삼거리 일원 쉼터는 택시 승강장과 인접해 그동안 화장실 설치 민원이 꾸준히 제기된 곳으로 이번 쉼터 조성을 통해 이동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5년째 배달 라이더로 일하는 김진용(41)씨는 “배달 중 화장실을 가고 싶거나 잠시 대기해야 할 때도 마땅히 쉴 공간이 없어 곤란했는데 반가운 소식”이라며 “계속해서 쉼터를 확대해 많은 이동노동자가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18일부터 사업주에게 노동자 휴게실 설치 의무를 부여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지만, 근무 장소를 옮겨다니는 배달 라이더 등 이동노동자의 경우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쉼터가 단순 휴식공간이 아닌 이동노동자들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다양한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는 희망의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며 “노동 취약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복지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