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ADM, 미국에 '바이오 플라스틱' 합작 공장 짓는다

입력
2022.08.16 20:00
젖산·폴리젖산 원재료·제품 생산…2025년 공장 건립

LG화학이 미국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와 대규모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짓는다.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통합 생산공장을 짓는 한국 기업은 LG화학이 처음이다.

LG화학은 16일 서울 강서구 LG화학 마곡 R&D 캠퍼스에서 ADM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LA(젖산)·PLA(폴리젖산) 사업 합작법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2025년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양사는 지난해 9월 주요 조건 합의서(HOA)에 서명했고, 이번 계약을 통해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됐다. ADM은 식음료와 영양, 지속가능 솔루션 시장을 이끄는 식품영양 기업이다. 전 세계 농업 공급망과 곡물 가공 기술을 갖췄고, LG화학과는 식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소재 개발에 협력해 왔다.

합작법인은 식물 기반 제품과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두 곳으로 나눠 출범한다. 우선 LA 생산 법인인 '그린와이즈 락틱'은 ADM의 발효 기술력을 활용해 연산 15만 톤의 옥수수 기반 고순도 젖산을 생산한다. LG화학의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되는 'LG화학 일리노이 바이오켐'은 그린와이즈 락틱의 젖산으로 연간 7만5,000톤 규모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게 된다. 이 공장에서 나오는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500밀리리터(㎖) 친환경 생수병을 만든다면 약 25억 개를 생산할 수 있다.

LG화학은 합작법인 설립으로 상업적 규모의 PLA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젖산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PLA는 옥수수를 발효시켜 얻은 젖산으로 만든 대표적인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인체에 무해해 주로 식품 용기나 빨대, 생수병, 식기류, 티백 등에 쓰인다. 또 일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수개월 안에 자연 분해되며,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도 기존 플라스틱의 4분의 1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전 세계 바이오 플라스틱 수요 규모는 2021년 107억 달러에서 2026년 297억 달러로 연평균 22.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합작법인 설립은 기후변화와 폐플라스틱 등 환경문제 해결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이라며 "신성장동력의 한 축인 친환경 소재를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에 대응하며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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