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색' 짙어진 주호영 비대위... '尹 20년 지기'도 합류

입력
2022.08.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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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상임전국위서 비대위원 인선 완료
30대 지방의원 출신 최재민·이소희 합류
'윤핵관' 권성동 재신임 후 비대위 포함
'尹 20년 지기' 주기환 참여도 논란 대상
18일 첫발… 주호영 "전대는 정기국회 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당 재건을 위해 공식 출범했다. 인선 과정에서 출신지, 성별, 나이 등을 안배했지만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공언한 "윤핵관 없는 비대위" "혁신형 비대위"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다수다. 대표적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참여한 데다 윤 대통령의 '20년 지기'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가 합류하면서 '친윤' 색채가 강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호남부터 강원까지 출신 다양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비대면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열고, 재적 55명(투표 참여 42명) 가운데 찬성 35명, 반대 7명으로 비대위원 임명안을 의결했다. 관례상 주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3명이 당연직으로 포함됐고, 선수와 출신지 등을 감안해 추가로 6명의 비대위원이 포함됐다.

우선 원내에선 초선 엄태영, 전주혜 의원이 포함됐다. 주 위원장(5선)과 권 원내대표(4선), 성 의장(재선) 등 당연직 인사들의 선수(選數)를 감안했다. 원외에선 최재민(38) 강원도의원과 이소희(35) 세종시의원 등 청년 정치인들이 합류했다. 지방의회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을 합류시킨 배경에는 지역 민심에 보다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나머지 한 자리에는 정양석 전 의원이 차지했다. 사무총장 출신으로 향후 안정적인 전당대회를 준비할 인사로 평가된다.

비대위원들의 출신지로는 영남(주호영)과 호남(전주혜·주기환·정양석), 충청(성일종·엄태영·이소희), 강원(권성동·최재민) 등 두루 배려했다. 아울러 여성의 목소리는 전 의원과 이 의원이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의원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으로, 국민의힘의 '약자와의 동행' 기조를 대표하고 있다.

주호영 "뭉치면 산다" 결집 나서

주 위원장은 상임전국위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며 단합을 당부했다. 그럼에도 권 원내대표 등의 비대위 합류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우택 의원은 취재진에게 "(내부총질) 문자 유출로 비상상황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비대위에 참여하면 '윤핵관의 비대위'로 여겨지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의원총회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물었으나, 압도적 찬성으로 재신임됐다.

주 전 후보는 '윤심' 메신저로서 비대위원에 낙점됐다는 평가가 많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주 전 후보는 윤 대통령이 2003년 광주지검 근무 당시 인연을 맺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주 전 후보의 아들은 대통령실 6급 직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적 채용'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 위원장은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선 "대통령실이 답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정기국회 후 전대 개최 의견이 압도적"

당 안팎의 관심사인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정기국회 이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주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의견을 들어본 결과 정기국회가 끝나고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전했다.

비대위 첫 회의는 18일에 열릴 예정이다. 그에 앞서 17일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주 위원장은 "당 법률지원부단장들이 검토한 결과, 사퇴한 최고위원의 비대위 구성 의결이나 자동응답방식(ARS) 투표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김민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