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 "내가 윤핵관 호소인? 성상납 의혹 감싼 게 부끄러울 뿐"

입력
2022.08.16 13:41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13일 기자회견서 성상납 의혹 해명 기대했지만 
윤핵관 실명 거론하며 험지 출마 제안 
"본질 흐린 작전...머리 좋고 말은 잘해"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이준석 대표가 자신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호소인'으로 지칭한 이유에 대해 "사안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하나의 작전"이라고 해석했다. 김 의원은 '윤핵관은 다음 총선에 험지 출마하시라'는 이 대표의 제안 역시 "본인 문제를 피해가려는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이 대표의 13일 기자회견을 "찬란했던 청년 정치의 막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본인을 피해자 코스프레로 만드는 시간"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 권성동·이철규·장제원 의원을 '윤핵관',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각각 실명으로 언급했다.

김 의원은 애초 이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①성상납 의혹, 그리고 그것을 덮으려는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적절한 해명을 할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밝혔다. "②(비대위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당위성을 말하는 자리라고도 생각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성상납 의혹에 사과도 해명도 없었고,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본질은 다 피해서 권력투쟁으로 몰고 갔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피해자 코스프레, 이슈 전환 능력 하나는 이번에 확실히 본 것 같다"고 비꼬았다.

기자회견서 '피해자 코스프레'... 이슈전환 능력은 탁월

윤핵관 호소인이라는 이 대표의 지적에는 "저를 전국구 의원으로 만들어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이걸(당 위기) 권력 투쟁으로 몰고 가서 한마디로 분탕질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자신이 '윤핵관 호소인'으로 지목된 이유는 1월 의원총회 발언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김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제가) 첫 번째 발언을 했다"며 "모든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절제된 언어로 이 대표에게 제발 SNS 그만하고 자중자애해달라, 후보를 빛나게 하고, 심지어 민주당의 당대표처럼 물러나 함께 돕자는 의견을 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사용한 '윤핵관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두고 김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 사건 당시 피해 호소인을 차용한 것 같다. 아무튼 머리는 좋고 말은 잘한다"고 비꼬았다. 2020년 7월 고 박 전 서울시장 비서 성추행 의혹 당시 국민의힘 성폭력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그 당시에 그런 위원장을 맡아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굉장히 비난했었는데, 이번에 우리 당내에서 일어난 당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윤주 기자